( 헤르만 파크의 겨울 )
아버지... 가시렵니까
우설
구불구불 등이 굽은 듯
당신은 어린 딸에겐
보고 싶으면..
바라볼 수 있는
산이였습니다
10살의 어린 딸은
듬직한 산을 아빠 보듯
늘 바라보며
그 산에 피는 진달래..
한 잎한 잎 사랑하고
나무를 사랑하고..
울지 못하는 야생화로
철이 들었습니다
14년 전 당신은
산 같은 당신은..
휑한 눈 천장을 바라보고
10년 만에 찾아간 내 나라
하나밖에 없는
딸자식도 못 알아보시고..
난..
당신의 얼굴이 아닌
발을 감싸 안고..
따뜻한 그 온기..
맨발의 당신을
지금도 기억합니다
따뜻한 엄마의 뼛가루..
산에서 흩날리던
그 혼자만의 시간을
당신의 병실에서
혼자 안고
꺼이꺼이.. 울었습니다
14년 동안
당신은 내 가슴에
내 손길에
살아계십니다
호탕한 웃음소리
가끔씩 그리워서..
전화기를 귀에 댑니다
기다리시는 그 모습..
나의 꿈속에서는
여전히 자상하시고
당신을
여전히 끌어안고
보내지 않았습니다..
이제는..
가시렵니까..
이제는
소복소복
그 눈 위로
걸어가시렵니까...
나의 아버지..
보내야만
한답니까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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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글은 돌아가신지 14년 지나 10년전에 올렸던 글입니다
부랴부랴 한국에도 달려갔지만 임종도 못한 마음이
더 상처로 남았습니다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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