우설의 자작시

28- 아버지..가시렵니까

우설나라 2024. 2. 9. 09:54

 

( 헤르만 파크의 겨울 )

 

아버지... 가시렵니까

 

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우설  

 

 

구불구불 등이 굽은 듯

당신은 어린 딸에겐

보고 싶으면..

바라볼 수 있는

산이였습니다

 

10살의 어린 딸은

듬직한 산을 아빠 보듯

늘 바라보며

그 산에 피는 진달래..

한 잎한 잎 사랑하고

나무를 사랑하고..

울지 못하는 야생화로

철이 들었습니다

 

14년 전 당신은

산 같은 당신은..

휑한 눈 천장을 바라보고

10년 만에 찾아간 내 나라

하나밖에 없는

딸자식도 못 알아보시고..

 

난..

당신의 얼굴이 아닌

발을 감싸 안고..

따뜻한 그 온기..

맨발의 당신을

지금도 기억합니다

 

따뜻한 엄마의 뼛가루..

산에서 흩날리던

그 혼자만의 시간을

당신의 병실에서

혼자 안고

꺼이꺼이.. 울었습니다

 

14년 동안

당신은 내 가슴에

내 손길에

살아계십니다

호탕한 웃음소리

가끔씩 그리워서..

전화기를 귀에 댑니다

 

기다리시는 그 모습..

나의 꿈속에서는

여전히 자상하시고

당신을

여전히 끌어안고

보내지 않았습니다..

 

이제는..

가시렵니까..

이제는

소복소복

그 눈 위로

걸어가시렵니까...

 

나의 아버지..

보내야만

한답니까...

 

 

****************************************************

 

이글은 돌아가신지 14년 지나 10년전에 올렸던 글입니다

부랴부랴 한국에도 달려갔지만 임종도 못한 마음이 

더 상처로 남았습니다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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